[문화] 일본에서 통하지 않는 한국식 단어 6선 <상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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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고군분투하며 일본 한국인 커뮤니티 '일본 한국인 모임 (페이스북)'과 '일한모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관리자입니다.
한국에는 콩글리시, 일본에는 ‘와세에고(和製英語, 일본식 영어)’가 존재합니다. 당연히 자국에서만 쓰이는 말로, 외국에서 잘못 사용했다가 곤란한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일본에서 통하지 않는 한국식 단어를 엄선해서 소개해드립니다. 참고하셔서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혹은 일본 친구와 대화할 때 올바르게 사용해보세요!
-헬스클럽(지무: ジム)
일본어를 막 공부하던 학생 시절, 인터넷을 통해 일본인 친구가 생겼습니다.
서툰 일본어로 정성껏 쓴 메일을 수시로 주고받았고, 서로의 호감은 나날이 커졌죠. 그녀는 기회가 되면 한국에 나를 만나러 오겠다는 말도 했고 저는 꿈에 부풀었습니다.
어느 날, 취미에 대해서 이야기하던 중, 저는 당시 열심히 다니고 있던 헬스클럽에 대해서 이야기했습니다.
“私はヘルスクラブに行くのが好きです!(저는 헬스클럽에 가는 것을 좋아해요!)”
그 후, 그녀에게서 답장이 오는 일은 없었습니다. 수차례 메일을 보냈지만, 그대로 연락이 끊어져 버렸죠.
한참 후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일본에서 ‘헬스(ヘルス)’는 성인 풍속업소를 뜻하는 단어로도 쓰입니다.
‘헬스클럽’은 잘 쓰이지 않는 단어지만, 자칫 오해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한국어로 헬스클럽, 헬스장을 일본에서는 ‘지무(ジム)’, ‘스포츠클럽(スポーツクラブ)’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한일 간에는 뜻이 통하지 않거나 전혀 다른 뜻으로 사용되는 단어들이 많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일본에서는 통하지 않는 한국식 표현과 단어에 대해서 소개하겠습니다.
잘 알아두면, 저처럼 일본 친구와 관계가 끊어지거나 어색해지지 않을 것이고 일본 생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더치페이(와리캉: 割り勘)
일본은 더치페이가 자리 잡은 나라죠. 개인주의로 보일 수는 있지만, 자기 몫은 자기가 부담한다는 소비 방식이 저는 합리적이라고 느꼈습니다.
특히 데이트 시에 남자가 과도하게 부담하는 한국에 비해서 남자의 부담이 적은 것도 이점이죠.
‘더치페이’는 한국에서만 통하는 대표적인 콩글리시입니다. 일본어로는 ‘와리캉(割り勘)’이라고 합니다.
-파이팅(화이토: ファイト)
같은 영어라도 한국과 일본 간에는 표현의 차이가 큽니다. Fighting을 일본에서는 ‘화이토(ファイト)’또는 ‘간밧떼(頑張って)’라는 표현으로 자주 씁니다.
‘파이팅’은 한국에서만 통하는 콩글리시로, 영미권 친구에게 ‘파이팅’은 싸우다, 싸움의 뜻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으니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최근에는 한류 드라마의 영향으로 파이팅이 한국식 표현이라는 걸 이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서, 개그맨들이 한국 드라마나 배우를 흉내 낼 때, ‘파이팅’이란 말을 쓰기도 합니다.
안타깝게도 ‘파이팅’도 ‘화이토’도 영미권에서는 통하지 않습니다. 영어로 적합한 표현은 ‘Go for it’, ‘Go ahead’, ‘Cheer up’입니다. 참고로 알아두세요!
-아파트(아파-토: アパート, 만숀: マンション)
일본에서 집을 구할 때, 알아둬야 할 용어로 아파트(アパート), 맨션(マンション)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자주 쓰는 ‘아파트’와 일본의 ‘アパート’는 차이가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한국 사람의 주요 주거 형태로, 철골조의 공동주택인 아파트는 일본에서는 ‘맨션(マンション)’에 해당합니다.
세대수가 많고 고층 구조인 것이 특징입니다. 일본에서 맨션은 비교적 최근에 세워졌으며 구조 자체가 철골조로 튼튼하기 때문에 방음과 내진설계도 우수합니다.
일본에서 아파트(アパート)는 1~3층의 저층 구조인 목조, 경량 철골조 집으로, 집세가 저렴해서 독신자들이 많이 삽니다.
아파트(アパート), 맨션(マンション)을 통틀어서 비루(ビル: 빌딩)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한국과는 다른 일본 아파트의 뜻을 잘 기억해 두세요.
참고로 한국에서 연립주택을 의미하는 ‘빌라’는 일본에서는 잘 통하지 않습니다.
-원샷(잇키노미: 一気飲み)
도쿄 유학 시절, 저는 친구의 초대로 일본인들과 술자리에 합석하게 되었습니다.
분위기가 무르익었고 저는 한국의 술자리 문화를 일본인들에게 전수하고자 술 마시기 게임을 가르쳐주었습니다.
마침 벌칙에 걸린 사람은 제가 마음에 두고 있던 귀여운 소녀! 저는 그녀가 소주를 원샷하길 기원하며 ‘원샷! 원샷! 원샷!’을 외쳤습니다.
그 자리에서 혼자 흥분하며 원샷을 외친 사람은 저 혼자였고 순간 정적이 흘렀죠.
일본에서 ‘원샷(one shot)’은 전혀 다른 의미로 사용됩니다.
술집에서는 위스키를 따를 때 쓰는 용량으로 30밀리리터를 의미하며, 또는 영화업계에서 커트를 하지 않고 한 번에 촬영하는 기법, 또는 계약 시에 단발 계약금을 의미하는 업계 용어로 쓰이고 있습니다.
술자리에서 한 번에 마시기를 기원할 때는 ‘잇키노미(一気飲み)’란 말을 씁니다. ‘잇키노미’를 줄여서 ‘잇키(一気)’라고 해도 뜻이 통합니다.
참고로 ‘원샷’과 같이 분위기를 띄울 때 쓰는 ‘마셔라 마셔라 마셔라~’와 비슷한 표현을 일본에서도 사용합니다. ‘논데 논데 논데(飲んで 飲んで 飲んで)~’를 반복하면 됩니다!
-캐리어, 여행 가방, 트렁크 가방(수츠케이스: スーツケース, 캬리바꾸: キャリーバック)
여행 갈 때 사용하는 큰 여행용 가방을 한국에서는 캐리어, 여행 가방, 트렁크 가방,, 등 다양한 단어로 부릅니다.
일본에서는 ’수츠케이스(スーツケース)’, ‘캬리바꾸(キャリーバック)’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캬리바꾸와 수츠케이스의 차이에 대해서는 일본인들도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래 수츠케이스는 주로 옷을 넣고 들고 다니는 가방, 캬리바꾸는 바퀴와 긴 손잡이가 달린 가방을 말하는데 최근에 와서 수츠케이스도 대형화되고 바퀴가 달리면서 두 단어 모두 비슷한 형태의 여행용 가방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트렁크의 경우, 자동차의 짐을 싣는 트렁크로 전달될 수도 있으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이외에도 일본에서 통하지 않는 한국식 단어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사실 콩글리시는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통하지 않는 단어여서 사용할 때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적합한 일본어 표현을 잘 외워두고,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일본인과 대화할 때는 바르게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하편 기사에서 또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 기사는 일본 정보 사이트 '츠나구 로컬'에 기고되었습니다.
https://www.tsunagulocal.com/ko/37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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